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위닝할까? 피파할까? 개인적인 이야기는 블로그에 쓰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반응형

80년 대 즐기던 축구게임

 

최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쩍이나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일상이긴 하지만 막상 나이가 좀 들어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기는 왠지 모를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부터 해 오던 게임을 계속 하거나 혹은 새로운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버전만 달라진 게임에 쉽게 손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게임이나 HD 리마스터와 같은 게임들도 그러하겠지만 축구게임으로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위닝과 피파 시리즈도 과거부터 명맥을 이어오는 게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게임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꽤나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80년 대 패미콤 시절의 열혈축구가 그러했고, 당시 오락실에서 유행했던 세이부 축구도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이부 축구에서 김주성이 골을 넣고 달려가는 장면을 여전히 생생히 기억속에 남아 있을 정도이다. 콘솔 게임 마니아로서 열혈축구의 경우에는 집에서 지겹도록 즐겼지만 세이부 축구의 경우 오락실에 가서 즐겨야 하는지라 지겹도록 즐겨보지는 못했다. 당연히 축구 게임성으로 보면 세이부 축구가 최고 였기에 그 아쉬움은 더 컸던 것 같다. 이후에도 PC로 즐기던 소소한 축구게임들과 콘솔로 즐기던 다양한 축구게임들이 있었지만 90년 대에 들어와서 나를 사로잡은 축구 게임은 아래의 두 가지 게임으로 귀결된다.

 

 

90년 대 즐기던 축구게임

 

90년 대에도 여전히 콘솔과 PC로 게임을 즐겼지만 80년 대에 비해 올라간 게임의 퀄리티는 80년 대 아케이드 게임에서 즐기던 그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여러게임을 전전하다 콘솔의 종착지에 서게 된 축구게임은 파이팅 일레븐이라는 게임이다. 코나미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지금 위닝 일레븐의 시초가 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큰 전술이나 전략도 없이 그저 공격수에게 공을 보내고 공격수는 골키퍼와 1대 1로 맞선후 살짝 제껴서 슛을 쏘는 그런 패턴이었지만 과거 세이부 축구에 필적하는 골세리모니를 보여주고는 했었다. 필자의 경우 주로 네덜란드로 플레이를 했었지만, 일본팀으로 선택할 경우 당시 미우라의 골 세리머니를 재현하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 후로 플스의 등장과 함께 플스방에서 위닝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그다지 즐기지는 못했다. 아주 가끔 친구들과 플스용 위닝을 즐길때면 그래도 숨은 실력이 살아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한 동안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슈퍼패미콤용 파이팅 일레븐2

그러다 우연히 접하게 된 게임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피파 시리즈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피파98 정도 되는 시리즈였던 것 같다.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하러 갔었는데 그만 과외하는 학생의 꼬임에 빠져서 그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로 친구들과 피씨방에 몰려다니며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당시에는 피씨방에서도 CD를 받아서 돌리는 형태였는데, 친구와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대전을 즐기는 방식이었다. 콘솔에 익숙한 나에게 PC의 키보드로 게임을 즐기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워낙에 뛰어난 축구게임성에 빠져서 손가락을 놀리기에 바빴다. 파이팅 일레븐 시절부터 꾸준하게 네덜란드를 좋아했기에 역시 또 네덜란드로 플레이를 하였다. 당시 게임은 개인기가 무척이나 잘 먹혔는데, 상대에 따라서 킥오프부터 골키퍼 일대일까지 가는데 개인기로 돌파하는 것도 가능한 시절이었다.

 

 

2000년 대 잠깐 쉬던 시절

 

2002년 월드컵이 있던 2000년 대 초반에는 아이러니하게 게임을 잠시 쉬던 시기였다. 98년 부터 관심갖기 시작했던 유럽리그에서 실제 축구를 보는 이유도 있었지만 학업, 취업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게임에 몰두할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줄어들어서 이기도 햇다. 한참을 쉬다가 다시 축구게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의외로 일 덕분이었다. 한 게임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위닝 일레븐 온라인의 런칭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직업이 마케터인지라 게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업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관심가는 포인트를 발굴하고 장점을 어필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잊혀졌던 축구게임의 감성을 다시 찾기에는 충분했다. 오랜만에 본 위닝 일레븐은 어느 새 피파 시리즈를 많이 닮아 있었다. 당시에 가장 큰 난제는 위닝의 패드에서의 조작감을 피씨의 키보드로 즐기게 하기 위함이었는데, 결국은 피파의 그것을 모방하는 데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일로 시작한 게임은 결국 즐기지는 못하기 마련인지라 그냥 일로써 끝이 났고, 그 이후로도 위닝을 키보드로 즐겨본 경험은 아직까지 없다.

플레이 횟수가 1회 밖에 안되는 피파 시리즈도 있다. 그냥 소장용이 되어버렸다.

 

2020년 대 위닝에 빠져들다

 

글의 초반에서도 이야기 한 것 처럼 최근 시간이 많아져서 게임을 시간을 많이 쏟아붓고 있다. 어쨌거나 행복한 나날 속에서 즐기고 있는 게임은 역시 위닝일레븐이다. 이제는 이름이 바뀌어 이풋볼 PES 2021로 불리우고 있고, 이제 곧 위닝 이라는 이름은 완전히 잃고 이풋볼로 불리게 될 그 게임이다. 물론 피파 시리즈도 함께 가지고 있다. 둘을 이성적으로 비교해 보면 피파 시리즈가 훨씬 낫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픽이나 움직임, 현실의 모든 요소를 충실하게 반영한 것은 위닝 보다도 피파 쪽이다. 오히려 피파는 실제 축구리그 후원을 통해 현실을 게임화 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라이선스 문제를 해결해서 위닝에서 패치로 해결하던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덜어준 것도 큰 장점이다. 이렇게 머리로는 피파를 외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빠져드는 쪽은 위닝이다. 개인적으로 피파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빠져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80년 대 오락실에서 즐기던 세이부 축구의 감성을 더 잘 살린쪽이 위닝이기 때문에 그 재미를 그리워하는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위닝쪽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내년이후로 축구게임을 즐긴다면 피파쪽으로 넘어가게 될 것 같다. 새로운 위닝의 계획을 보면 조작도 피파스럽게 바뀌는 데다가 그 동안 많은 위닝팬들이 기대했던 바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 위닝을 즐길수 있는 계절은 남아 있으니 열심히 불태워 보고자 한다.

 

 

내가 게임을 못하는 이유

 

이렇게 위닝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있지만 성적이 출중한 것은 아니다. 아니 그냥 초보걸음마 수준이다.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 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너무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다. 80년 대 부터 게임을 즐긴 구력이 있으니 실제 나이는 꽤 연식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나이대이다. 프로 게이머들도 나이가 들면 확연히 실력이 떨어지듯 일반인 수준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동체시력 부터 시작해서 순발력이나 복잡한 조작에 대한 감각 등 많은 곳에서 무뎌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는 게이머들은 온라인 매치에서 만나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게임 아이디에서 나타나는 나이 표현이 보일때가 있다. 숫자가 들어가는 것이 그것인데 주로 숫자를 나이(생년)나 학번을 넣게 된다. 사회생활에서는 숫자만 보고 나이인지 학번인지 구분하기 어렵지만 게임의 세계에서는 쉽게 구분이 된다. 예를 들어 1990이라는 숫자가 있다고 하자. 이건 아마 생년일 것이다. 학번은 네 자리로 잘 표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90이라고 하더라도 생년일 확률이 높다. 90학번 형님을 위닝에서 만날 확률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상대해 보면 90년 생 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 78이라는 숫자를 예를 들어보자. 이 정도 숫자면 대부분 생년이다. 게임에서 만나보면 안타까운 실력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84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 밑으로는 숫자가 학번을 의미하든 학년을 의미하든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 그냥 젊은 친구들이다.

 

두 번째는 복잡해진 조작에 기인한다. 예전의 축구 게임은 달리고, 패스하고, 슛하고 이런 것들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의 스포츠 게임에서는 아주아주 많은 것들은 패드로 조작하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패드에 달려있는 버튼의 수도 늘어났지만 이에 대한 조합이 엄청 복잡해졌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했던 키보드로 위닝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키보드로 조작할 만한 것들을 패드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는 의미도 된다. 당연히 어렵고 여러가지 조합이 나올ㄹ 수 밖에 없다. 이것을 조합하다보면 손에 익게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것을 다 익숙하게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어찌보면 세월의 흐름에 게임도 변해간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버튼 2개로 게임을 시작한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세 번쨰는 멘탈의 문제이다. 스포르를 좋아하는 주변인들을 보면 쉽게 흥분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많다. 당연히 나 또한 그러한 유형의 사람이다 보니 게임의 승패와 상대의 매너에 멘탈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실제로 플스방에 가보면 욕이 난무하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는데 게임 때문에 성향이 그리 된 것인지, 성향이 그러한 사람들이 모인것인지는 모르겠다. 혹자는 위닝을 멘탈의 게임이라고 하는데 지극히 공감하는 바이다. 별도의 테크닉 없이 기본에 충실하면서 멘탈만 잘 유지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잇는 것이 위닝이기도 하다. 남들은 골프엥서 평정심을 찾는다고 하는데, 뭐 그리 큰 돈 들여서 멀리 나갈 필요있나. 그냥 위닝으로 평정심을 테스트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네 번째는 접속 시간의 문제이다. 시간이 많다보니 남들이 다 출근을 하거나 학교를 간 낮시간이나. 아침에 일어날 걱정없이 늦은 밤 혹은 새벽에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시간에 접속하는 게이머들은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저녁시간대나 주말에 접속하는 게이머들은 스코어가 높아도 해볼만한 상대가 많은데 희귀시간에 접속하는 게이머들은 정말이지 실력자들밖에 없는 듯한 인상이다. 실제로 스코어가 너무 높아서 조회해 보니 세계 1위와 맞닥들인 적도 있었다. 결과는 0대 6 패배. 접속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잇다는 것은 깨닫는 요즘이다. 뭐 시간이 많으니 접속은 하지만서도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위닝 시리즈는 좀 사모은 편이다. 사진에 없는 것도 있고, 최근 것들은 디지털 버전으로 구매해서 패키지가 없는 것도 있다.

 

따지지 말고 즐거운 것을 해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푼 것이기 때문에 결론같은 것은 없다. 머릿속으로 피파를 외치든, 온라인에 들어가서 상대에게 깨지면서 열을 받든간에 위닝을 켜고 모니터앞에 앉아서 재미를 맛 볼 수 있다면 그것을 즐기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위닝도 지금의 시간도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나도 언젠가 낮은 스코어의 아재들처럼 아무리 해도 스코어가 오르지 않는 상황이 올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위닝을 즐기는 것이 2021년 나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플스5를 사 놓고도 위닝만 주구장창 즐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