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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제품 리뷰

국내 유일 SLR 카메라 vs 일본 인기 SLR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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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 그런데 카메라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일간의 관계로 인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국산 대체제품이 있는 가운데, 카메라 만큼은 국산 대체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카메라를 대신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어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진을 직업으로 하거나 기타 카메라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대체제가 없는 것이 맞는 말이다. 모바일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는 삼성이 소니에 이은 세계 2위의 업체까지 올랐지만 DSLR 이나 미러리스 카메라 같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는 그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원래부터 일본의 경쟁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 1개의 SLR 카메라가 존재했으니 바로 삼성에서 케녹스라는 브랜드로 내놓은 GX-1 이라는 모델이 그것이다. 1997년에 발매되어 2002년에 단종된 매우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유일한 SLR 카메라임은 변함이 없다. 이 오래된 카메라를 당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니콘의 SLR FM2와 함께 서랍에서 꺼내서 살펴보았다.

왼쪽이 삼성의 GX-1, 오른쪽이 니콘의 FM2이다. FM2는 많이 봤어도 GX-1은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삼성 케녹스 GX-1 살펴보기

 

위에서 잠깐 설명한대로 삼성 케녹스 GX-1은 잠깐 나왔다가 사라진 역사가 짧은 제품이라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도 삼성전자가 아닌 당시 삼성항공이라는 방산업체에서 제작하였다. 이후 삼성항공은 삼성테크윈이 되었으며 이후로도 NX시리즈의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GX-1이 존재했던 시기는 디지털 카메라가 거의 없던 시기였다. 그 당시 주를 이루던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였고 똑딱이 카메라라고 불리웠던 자동카메라와 크고 무거우며 전문가들이 들고다닐 법한 카메라가 바로 SLR 카메라 이다. 국내에 자동카메라는 삼성항공을 비롯하여 만드는 업체들이 있었지만 SLR 카메라는 GX-1이 전무후무 했다. 카메라의 바디는 삼성이 렌즈는 독일의 슈나이더 렌즈의 기술력을 활용했던 이 제품은 당시 사진에 입문하려는 초급자용으로 널리 사랑을 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산 카메라는 중고라 할지라도 GX-1 보다 가격이 많이 비쌌기 때문에 필자와 같이 돈이 없었던 학생의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GX-1은 전체적으로 블랙색상만을 사용하여 디자인 되었다. 바디는 주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이는 충격에 약하고 미관상 조금 싸보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실제로 가격이 저렴했고 무엇보다 경량화 하는데 매우 유리한 소재였다. 실제로 일본 브랜드의 SLR 카메라에 비해 매우 가벼운 무게를 자랑했기에 초급용으로 더욱 알맞은 제품이었다.

상단은 요즘은 DSLR과도 많이 닮아있다.

상단의 디자인만 보면 최신식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근의 DSLR과 많이 닮아있다. 촬영 모드를 설정하는 다이얼과 타이머 설정 버튼, 그리고 커다란 전자신 상태표시창도 볼 수가 있다. 전원은 밀고 당기는 방식의 레버 형태로 되어있으며,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는 반셔터가 가능한 셔터가 달려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GX-1이 전형적이 필름 카메라, 즉 수동 카메라가 아닌 반자동 카메라였다는 것이다. 필름을 넣고 손으로 감아주는 수동 카메라와 다르게 필름용 모터가 있어 자동으로 필름을 감아주고 촬영시에도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오토포커스(자동초점) 기능은 없지만 자동노출 기능이 있어서 조리개 사용이 서툰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앞뒤 다이얼을 통해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내장 플래시는 예나 지금이나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자체 플래시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요시 손으로 상단의 플래시를 올려주면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의 스트로보가 없는 상황에서도 나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물론 스트로보 만큼 풍부한 광량의 보장은 어렵지만 보조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후면을 보면 요즘의 DSLR 만을 봐왔던 세대에게는 많이 어색할 수 있다. LCD 모니터, 다이얼, 버튼 조작부 같은 것들이 없이 매우 심플하다. 카메라 안쪽에 필름이 들어가는 부분으로 무언가 장착될 필요가 없는 후면이기도 했다. 하지만 GX-1에는 조그마한 창과 버튼이 달려있는데 전자시계와 같은 방식으로 날짜를 사진에 새겨넣을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 당시에는 수동으로 날짜를 세팅해 주어야 했는데, GX-1에서는 마치 전자시계처럼 세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물론 배터리가 소모된다는 단점은 있었다.

왼쪽이 필름의 롤이 들어가는 공간이다. 후면도 매우 심플하게 디자인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궁금했던 내부를 보자. 내부는 후면 커버를 열어야 볼 수 있는데, 카메라 좌측의 레버를 아래로 내리면 툭 하고 열린다. 이는 지금 보면 매우 당연하지만 당시에는 엄청나게 쉬운 방식이었다. 다음에 소개할 니콘의 FM2와 비교하면 얼마나 쉬운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내부에는 필름을 장착하고 첫 부분을 끼워주기면 하면 자동으로 감아주는 모터가 존재한다. 물론 보터가 외부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편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을 끝까지 사용하면 자동으로 감아주는데 이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내부는 이렇게 텅 비어있다. 하지만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니콘 FM2 살펴보기

 

다음은 일본 브랜드 니콘의 FM2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인상에서 FM2는 클래식한 카메라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으로 디자인 되었던 GX-1과는 달리 조금은 장난감 같은 느낌도 난다. 하지만 들어보면 장난감 같다는 생각은 사라진다.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는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바디와 내부 장치들로 인해 당시에 SLR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무게쯤으로 생각되고는 했다. 하지만 그만큼 튼튼한 인상을 주며, 실제로 튼튼하다.

나는 카메라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 처럼 전형적인 카메라 디자인을 한 FM2

상단에는 정말 많은 장치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장치들은 전부 수동으로 하나하나 잘 맞춰줘야 제대로 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우선 좌측에는 필름을 감아주는 감개가 달려있다. 이 장치가 아주 재미있는데 다 쓴 필름을 감아주는 역할도 하지만 이 부분으로 후면 커버를 열 수 있다. 이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측은 좀 복잡한데 셔터스피드 조절 다이얼과 셔터가 위치한다. 그리고 길다란 레버가 바로 필름을 세팅하는 레버로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필름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레버를 통해 한 장 분의 필름을 넘겨줘야 했다.

따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사진 촬영이 불가할 정도로 어려웠던 수동 카메라 세상

FM2는 조작방법이 전부 수동이라 매우 어려운 기기에 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필자와 같은 많은 학생들과 취미로 사진을 하는 아마추어들이 애용했는데 얼마나 기기를 잘 활용했는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디자인이 이 카메라 소유욕을 자극했던 것에 한 몫을 했을 텐데 역시 화룡점정은 예나지금이나 렌즈 후드가 아닐까 싶다. 이 후드까지 장착하면 룩 만큼은 전문가 코스프레가 가능한 시절도 있었다.

후드의 효과는 크다. 50mm 단렌즈가 뭔가 있어보이는 기적이 발생한다.

유니크한 전면 디자인 만큼이나 후면 디자인 또한 매우 심플하다. 상단의 뷰파인더가 눈에 들어오는데 동그란 프레임을 들여다 보면 네모난 사진이 펼쳐지는 세상이 참 이채롭다. 커버는 심플하게 아무것도 디자인 되어 있지 않으나 촉감이 있는 디자인으로 인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금속성 재질의 디자인을 따뜻한 느낌으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후면 디자인이야 말로 가장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이제 FM2의 내부를 들여다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후면 커버를 열어야 하는데 누가 조작법을 알려주기 전에는 절대로 열 수 없을 것 처럼 방법이 어렵다. 실제로 함께 사진을 공부하던 친구들 중 이 커버를 못열어서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필자도 처음 선배에게 이 방법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절대 열지 못했을 것 같다. 후면 커버를 여는 방법은 이러하다. 상단 좌측은 필름 감개 다이얼 주변부에 약간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제끼면서 필름 감개 다이얼을 위로 쑥 뺀다. 그럼 다이얼이 길게 빠지는데 여기서 한 번 더 빼면 툭 하고 후면 커버가 열린다. 아래 사진과 같은 모양으로 필름을 제거하거나 끼울때에도 여기서 부터 시작한다.

후면 커버를 열었다면 이제 시작이다. 모든 것이 어려워서 더 매력적인 수동 카메라 FM2

카메라의 사용 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이 보관이다. 당시에는 고가의 물건이었기에 더더욱 보관이 중요했다. 필자도 쿠션이 있는 카메라 가방은 기본으로 이와 같은 가죽 파우치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이렇게 카메라를 넣어서 목에 걸고 다니는 사람이 참 많았다. 어찌보면 그 시대의 레트로 감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모양의 가죽 카메라 파우치를 기억한다 당신도 옛날사람?

 

존재 했기에 아쉬운 부재

 

일본 제품 불매를 위한 대체제를 소개하는 노노재팬 이라는 사이트에서도 일본 카메라의 대체제품은 라이카와 같은 독일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이 사업적인 판단으로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포기하고 모바일용 카메라 이미지 센서 시장에 집중한 것은 결과적으로도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진을 취미로 즐기고 카메라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마니아 입장에서는 사라져 버린 국산 브랜드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부터 없었으면 모를까 있다가 사라졌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이 지금까지 이 제품군을 발전시키고 만들어 왔다면, 일본 브랜드와 좋은 경쟁관계를 형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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